칭얼대기.

by 정중혁 posted Oct 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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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동 회원님들 모두 안녕하시죠?
유난히 비가 많았던 여름도 가고 이제 정말 가을이 오는 것 같네요. 전 매주 시험에 치여 허덕대고 있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놈의 시험이란게 머릿속에 얼마나 채웠나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고 머릿속이 얼마나 멀쩡히 버텨주는지까지 확인하려드는군요.
가뜩이나 환절기라 몸도 골골한데 바람마져 스산히 불어대니 한동안 잊고 지내던 우울한 생각들만... 주위를 둘러봐도 모두들 지친 표정.
더 이상 참고 있다간 뭔 사고라도 치지 싶어 하루 날을 잡아 바깥에 나가봤더랬죠. 후배 한 명이 보은에서 공보의로 있기에 탐사차 가 보았습니다. 관측장비도 바리바리 싸들고요.
보은군 산외면이란 곳인데 정말 제가 꿈꾸던 곳이더군요. 산 넘고 물 건너 나직한 산에 둘러싸여 작은 마을이 있고 경찰서 아닌 파출소 하나, 우체국 아닌 우편 취급소에 아담한 소방서와 초등학교가 한 곳. 작은 교회의 그리 높지 않은 첨탑엔 네온등을 켜지 않더군요. 어릴 때 가지고 놀았던 레고 마을이 생각났더랬지요.
대충 밥 지어서 삼겹살 구워먹고 빈둥대니 금새 날은 어두워지고 관사 옥상에 올라가 별보기를 시작했습니다. 뭐 갈때부터 옅은 구름이 끼어 있어서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가끔 구름이 걷히면 은하수 정도는 볼 수 있더라구요. 아무래도 마을 중심에 위치한 보건지소라 가로등 때문에 관측에 불편이 많았지만 날만 좋으면 광혜원 선두천문대의 하늘 정도는 보여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구름이 몰려오는 바람에 바로 철수.
뭐 정기적으로 갈 수는 없지만 나중에 한두번 정도는 장거리 번개 장소로 써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숙박은 관사에서 해결 가능하고 식사는 마을 식당, 실관측지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면 될 듯 합니다. 후배 녀석도 요즘 심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다 카메라와 컴퓨터를 무지하게 좋아하는 녀석이라 은근히 떠봤더니 언제든 환영이랍니다.
뭐 한동안은 어렵지만 언젠가 날 잡아서 번개 공지 한번 띄워보겠습니다. 단, 서울에서는 무지하게 멀어요. 청주에서 거의 1시간 거리니...
뭐 이래저래 후배도 보고 잠깐이나마 별도 보고 했더니 기분은 좀 풀리더군요.
그런데...
그럭저럭 버텨내고 오늘 이번 과목 마지막 시험을 봤는데...
거기에 개천절까지 낀 연휴인데...
왜???
비가 오는것이란 말입니까???
다시 우울 모드로 돌아갈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아직 10월 정관 공지가 뜨지 않았더군요. 8일로 잠정 결정인것 같은데 거기 맞춰 서울에 올라가야겠습니다. 이번에는 꼭 횐님들 뵈야 하는뎅~

엉뚱한 회원님들 붙잡고 투덜대기만 했지만 이 글의 원래 목적은 '10월 정관은 언제?','공대연님 공지 띄워주세요~'였답니다.

그럼 모두들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