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 우산살, 그리고 사지 뭘 청승맞게 고쳐, 요즘 우산은 소모품 아닌가??
작년 광주 국민은행의 오규섭님께 놀러갔다가 선물로 받은 장우산이 어제 비바람에 내 눈앞에서
살 1개가 똑 부려졌습니다. 부러진건 살(물질)이 아니고 끈(비물질)인것 같아서 아쉬웠읍니다.
선물은 눈에 보여야 기억이 기억을 만드는데 부러진 우산이 얼마나 제 눈앞에 있을것인가를 생각하니까
쓰렸습니다. 고치자니 엄두가 안났습니다. 가는 철판을 구부린 부채살은 약해보이고, 특히 구부러진 곳은
접히는 부분이라 고친후에 접혀지리라는 보장도 없고요. 예전에 우산살을 고치시던 분들은 통째로 갈았던
모습이 떠울랐구요.
이리 저리 생각하다가 몇가지 아이디어가 생겨서 해 보았습니다.
구부러진 부체살을 롱로우즈(벤지)로 곳게 펴고,
구부러져서 약해진 부분을 보강할 강철 판재를 찾았습니다. 제가 쓰는 회전 모터의 축에 끼워서 회전을
도와주는 스테인레스 금속핀이 적격이었습니다. 판재를 둥그렇게 말아놓은 것인데 1자 드라이버를 가운데에
넣고 망치로 쳐서 가운데를 벌렸습니다. 벌린 홈 사이로 부채살이 겹치게 들어가서 힘을 받습니다.
부채살과 금속핀을 단단하게 고정하게 위해서 폭이길고 속이빈 금속관이 필요했고 이 금속관은 전선을
연결할때 쓰는 러그를 잘라서 썼습니다.
20일 바람분날 저녁에 고쳐서 우산을 펴보니 기분 좋았습니다. 고치는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21일 또 다른 우산을 처음부터 고치는 과정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추억의 물질이 망가지고, 아쉬울때 저처럼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