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가 드리운 흐린 그늘 옆에서.......

by 조용현 posted Feb 0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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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삶의 무게가 나이와 비례하면서 증가하는 즈음에 집안의 귀퉁이에 기대선 먼지 가득 쌓인 기타를 물그러미 바라보다 눈가가 젖어드는 것을 느낍니다..

교복을 입고 호크를 채우던 시절부터 만저 온 저기 비스듬이 기대선 일렉기타는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 이제는 색상도 바래 초라해졌습니다.

생각해보면 특별히 힘든 것도 없이 살아온 삶인 것 같은데 가끔식은 정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기댈 곳이 필요할 때면 항상 같이했던 기타였습니다.

전기를 넣지 않으면 제소리를 못내는 일렉기타였지만 제가 그를 연주했던 것의 90퍼센트 정도는 전기 연결 없어 작고 투박하고 볼품없는 그 자체음을 사용했었습니다..

맘이 힘들 때에는 손 끝에 물집이 잡혀서 터져 지판위가 칙칙해질 때 까지 싼타나의 곡을 연주한 적도 있었습니다..

가끔 공연 때엔 평소와는 다른 음색과 음량으로 자신의 색을 드러냈지만 전 그냥 투박하고 수즙은 듯한 맨 기타소리가 더 좋았습니다..

오늘 문득 그를 바라보면서 내게서 좀 더 멀리서 있는 그를 느꼈습니다..

그를 얻기 위해서 고등학교시절 용돈을 1년간 모았었고 그와 만난 그당시 학교 체육대회에서 " 연"과 "나어떻 해"를 연주하고 "세상모르고 살앗노라"에 빠져드는 순간에는 내겐  이보다 행복한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었습니다..

그건 지금 생각해도 사실였습니다..

그와 같이 마지막으로 공연을 해본 것이 3년 전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 공연에서 전 그와 한몸이 되어서 울었고 그감동은 음악을 연주하는 내자신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했고 그의 음색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그리곤 밤하늘을 찾아다니느라 악보는 구겨지고 기타 줄은 녹슬이며 그몸엔 먼지가 덮혀가도록 방치했습니다..

전 몰랐었습니다.. 그것을...

그러는 사이 우리 밴드의 멤버를 한명 잃었습니다..

나와 기타 곁을 떠나서 연락이 끊긴지가 1년이 넘었네요...  무심했습니다.., 제겐 별과 은하.. 성단이 곁에 있었거든요...

오늘 학교에서 돌아와 문득 옆에 놓인 기타가 만든 그림자 곁에 누워 헤드폰을 끼고 옛음악을 들으니 눈가가 젖어옵니다..

혼자 심하게 흘려봅니다...

추억은 아름답고 안타깝고 잡을 수 없고 다시 갖을 수도 없네요...

그래도 무심한 기타는 날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끔씩 나이와 상관없이 센티해지는 것도 괞찬네요..

오늘은 벅차고 내일 쯤  먼지를 턴 기타와 한곡 연주하러 가본적이 오래된 연습실로 떠나볼랍니다...

거기가면 음악얘기를 하며 술잔 가득히 할 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없으면 혼자라도 마시고 싶네요..기타 옆에 두고..

그냥 그러고 싶습니다..
..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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