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곰자리

by 홍두희 posted Jan 1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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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곰자리

 

 아득한 옛날 지상에 큰 가뭄이 찾아왔다. 크고 작은 강과 우물이라는 우물
은 모두 말라버렸고, 나무와 숲과 풀도 타들어가고, 사람과 동물도 목이 말
라 죽어갔다.
 어느 날 밤 한 소녀가 병에 걸린 어머니에게 드릴 물을 찾아 국자를 들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소녀는 어디에서도 물을 찾지 못하고, 지칠 대로 지쳐
들판의 풀 위에 누워 잠이 들고 말았다. 소녀는 잠에서 깨어 다시 국자를 들
다가 하마터면 물을 엎지를 뻔했다. 국자에 맑고 깨끗한 물이 가득 담겨 있
었던 것이다. 소녀는 뛸 듯이 가뻐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그 물을 마시려고
입을 가져가다가, 그러면 어머니에게 드릴 물이 모자란다는 것을 생각하고
국자를 들고 집으로 달려갔다. 너무 급해서 발밑에 개가 있는 줄도 모르고
그 개에 걸려 그만 국자를 놓치고 말았다. 개는 처량하게 짖어댔다. 소녀는
다시 국자를 움켜잡았다.
 그런데 물이 엎질러졌을 줄 알았지만. 이상하게도 국자가 바닥을 아래로
하여 똑바로 떨어져 물이 그대로 가득 들어 있는 게 아닌가. 소녀가 손에 물
을 부어 개에게 주자, 개는 그것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핥아먹고는 금세
기운을 되찾았다. 소녀가 다시 국자를 들었을 때, 나무국자였던 것이 어느새
은국자로 바뀌어 있었다. 소녀는 국자를 들고 집에 가서 어머니에게 드렸다.
어머니는 "나는 어차피 죽을 몸이니 네가 마셔라"하면서 국자를 소녀에게
다시 주었다. 그 순간 국자는 은에서 금으로 바뀌었다. 소녀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국자에 입을 대려는 순간, 지나가던 나그네가 들어와서 물을 마시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소녀는 침을 삼키면서 국자를 노인에게 건네주었다. 그
러자 갑자기 국자 위에 일곱 개의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나타나더니, 맑고 시
원한 물이 강물처럼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일곱 개의 다이아몬드는 하늘 높이 올라가서 '큰곰자리'가 되었다.

 

인생이라무엇인가-동서문화사-레프똘스또이-7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