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1일 정관

by 이상헌 posted Oct 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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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중 시월은 별보는 취미를 가진 이들에게는 황금같은 달입니다. 일단 가을하늘 답게 맑은 날씨가 많습니다. 긴긴 여름철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간신히 날씨가 좋은 것 같아서 관측을 나가면 짧은 여름 밤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모기가 성가시게 하는 것은 그냥 애교 수준이지요. 사실 별보기 좋기로 따진다면 한겨울이 가장 좋다고는 하지만 곳곳에 얼어 있을 지도 모르는 길과 혹한의 추위는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아 서론이 길었네요. 그만큼 시월의 정관이 기똥차게 좋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입니다. ^^;


날씨가 금요일에도 좋아서 달리실 분들은 금요일에도 달렸셨겠지만 이번에 박창목교수님만 달리셨더군요. 좋은 하늘 만나셨겠지요. 그런데 다음날 사진 한장이 반전이네요. 안개~~~!!

일기예보 찾아보니 94% 를 상회하는 습도였네요. 안개, 이슬등이 불안감을 주었습니다. 뭐 그래도 12시까지는 괜찮아 보이니 초반에 달리고 안개 내리면 언제나 그랬듯시 한잔! ^^;


간만에 집에서 일찍 나와서 해 떨어지기 전에 도착했습니다. 강문기교수님, 오광환선생님이 먼저 와 계시네요. 강교수님 오래간만입니당~~ 정모에도 가끔 나오시면 좋을텐데. ㅎㅎ

지난밤 박교수님이 말씀하시던 강쥐 두마리가 관측소 밑을 집삼아 거주를 하고 있네요. 둘이 장난치는게 귀엽기는 하지만 별로 반갑지는 않네요. 주변을 어지럽힐까 고장낼까도 그렇지만

강쥐를 이유로 컨테이너로 다른 사람들이 접근할까도 걱정이 되긴합니다. 예상대로 관측 밤새 주변을 어지럽혀서 신경이 쓰이네요. 장비도 건드릴까 신경이 쓰입니다.

회장님 도착하십니다. 오늘 참석할 사람이 적을 것 같아서 오래간만에 한우로 배채우게 해 주시겠다고 한우 등심을 이만~~~큼 사오셨습니다. ^^ 배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안정철님이 도착합니다. 언제나 처럼 밝습니다. ^^ 고마워요~~. 하원훈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등장하십니다. 보통은 일찍 오시는데 오늘은 조금 늦으셨네요. ㅎㅎ


관측지 앞 옆 풍경입니다.


20171024a.JPG




20171024b.JPG


다들 오래간만에 만끽하는 별빛 은하수 샤워를 받으며 관측에 열중하십니다. 강교수님, 큰 CCD 와 FSQ106ED 의 절대 궁합 조합은 한치의 오차없이 동작을 합니다.

오선생님의 하모닉 드라이버의 앙증맞음은 눈길이 절로 갑니다. fs60 와의 콤팩트한 구성은 최고의 기동성을 발휘합니다. 정철님과 하선생님은 쌍둥이같은 입실론160 EM200 조합입니다.

수많은 명작을 촬영한 조합이지요. 정철님은 오래간만에 작업인지 노트북 설정에 애를 먹는 모습입니다. 노트북 싹 개비하고 동작을 시킵니다. 오선생님은 가이드때문에 고민하시더니

무게추를 달아야겠다고 하시네요. 문제점을 파악하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강교수님은 일찌감치 촬영완료하시고 취침하십니다. 고수의 여유가 참 부럽지요. ^^ 


20171024c.JPG


회장님은 오늘도 전기장판에 누워서 하늘산책하십니다. 오늘 오리온자리유성우 극대기 날이라서 그런지 유성이 제법 떨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저도 이것 저것 시도를 해 보는데 마뜩찮습니다.

카메라배터리 두개 앵꼬, 릴리즈배터리 앵꼬, 소형 12V 배터리 앵꼬. 준비는 해 왔지만 귀찮네요. ㅎㅎ 타임랩스용 사진을 몇장 찍었는데 이래저래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전기줄이 왜이리 많은지.  

그냥 200mm 1.8 렌즈와 A7S 로 이리저리 닥치는대로 훓습니다. 회장님이 만들어주신 한우, 닭갈비, 카레라이스 먹은지 얼마되지도 않는데 정철님이 끓인 라면도 폭풍 흡입합니다.

먹으면 졸립니다.... 다음부턴 진짜 자제해야 겠습니다. 하늘이 이렇게 좋은데. 그동안 구름 몰고 온다는 오명도 벗었는데. 예상과 다르게 안개도 없는데.... 하늘이 이렇게 좋은데... 졸립니다.....ㅡㅡ;

회장님 옆에 나란히 눕습니다. 등짝이 따뜻하고 폭풍흡입한 라면이 불어옵니다. 오리온이 하늘 중천에 떠서 나를 내려다 봅니다. 자꾸 눈이 감기는 나를 보고 웃고 있습니다.....ㅋㅋ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되질 않습니다. 눈을 감았다 뜨면 오리온 시리우스 등등 온갖 밝은 별들이 천정에 가득합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

안에 들어가서 자라는 회장님 말에 흐르는 침을 닦습니다. 콘테이너로 들어가면서 힐끔 본 하늘은 여전히 찬란하게 별빛을 내리쬐고 있습니다. 꿈이 아니었나 봅니다.


아침에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돌아와서 죄송합니다. 뭐 그렇지요. 다음주 또 스타파티에 기어나와야 하니 오늘도 일찍 기어들어가야지요.... ㅠㅠ